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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지금 ......

산이라면 좋겠네
겨울숲 가슴에 안고 잉잉우는
산이라면 좋겠네

주검처럼 누워
시린 겨울 헐벗고 눈물나는
산이라면 나는

내 속에 봄이 있노라
수줍게 물 오른 풀, 꽃 만발할
그 봄, 내 속에 살고 있노라

그리하여 이 눈물도
새벽안개 더깨로 내려
막막한 세월도
지금은 넉넉히 견딜 수 있노라

마른 잡초 느껴우는 숲을 어루만지고
내 속에 살고 있는
그윽한 새봄 키우며
나는 겨울 숲이라면
그 산이라면 차라리
견딜만 하겠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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송애경